언론보도

 

(박제균 앵커) 교실을 떠나 여행을 통해 세상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대안학교 로드스꼴라인데요.

(구가인 앵커) 지난해 초 이 학교를 처음 만들어 이끌어가고 있는 김현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길 위의 학교. 교실에서 교과서를 공부하는 대신, 배낭을 메고 세상을 누빕니다.
때로 길을 잃기도 하고, 고단한 일정에 지쳐 온몸이 소진되는 느낌도 들지만 함께 길 위에서 나누는 경험들은 아이들을 성장하게 합니다.


(인터뷰) 고담 / 로드스꼴라 학생
"정말 작은 거부터 다함께 엄청 오랜 시간을 서로의 맨발을 보면서 그렇게 부대끼면서 살아갈 때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갈등이 일어날 때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배워가는 거 같아요."

(인터뷰) 한다움 / 로드스꼴라 학생
"학교에서 처음 여행을 갔을 때 도보여행을 했거든요, 진안까지. 여행이 단순히 사진을 찍고 노는 게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주위를 잘 둘러볼 수 있어야 좋은 여행이라는 걸 깨닫고..."


로드스꼴라는 여행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 2009년 3월 문을 연 대안학교입니다.
여행사회적기업 트레블러스 맵과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이 대안학교에는 15살에서 22살까지, 19명의 청소년과 6명의 교사들이 몸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국내는 물론 일본과 연해주, 네팔 등에서 한달 가까운 시간을 머무릅니다.
하지만 여행학교라고 해서 1년 내내 여행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 전 읽어야 할 책도, 여행 후 제출해야 할 과제물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음)

김현아 씨는 로드스꼴라를 처음 계획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대표교사입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좋은 여행을 하기위해서는 그만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김현아 / 로드스꼴라 대표교사
" 어떤 여행지에 가서 유적과 유물을 만나고 그림을 만나고 혹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지역에 이해가 없이는 여행을 하는 게 힘들거든요. 인문학, 철학, 역사를 중심으로 배우고...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업 중 하나가 글쓰기예요. 여행자는 기본적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전달하는 스토리텔러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현지에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배우고, 여행에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사진과 영상, 악기 등도 배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배움은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인터뷰)
" 첫 학기 하는 건 사람을 만나는 방식,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방식, 그리고 그 이야기를 내가 내 이야기로 정리하는 것들... 그리고 저희가 마을 들어갈 때 마을 잔치를 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밥상을 차려보는 훈련들... 이런 것들을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하는 거고. 저는 이게 잘 이뤄지면 아르헨티나에 가서도 티벳에 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7권의 책을 낸 작가인 김현아 씨는 여행학교를 열기 전 이미 20여개 국을 섭렵한 여행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 여행을 참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1995년 이 때 아프리카 가는 사람 별로 없었거든요(웃음). 근데 여행을 하다 보면... 가슴 아픈 게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밌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순간이 오는 거 같아요."

자신이 여행에서 느낀 경험과 배움을 통해 성장했듯, 학생들도 그와 함께한 여행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여행을 뼈대 삼아 지적인 호기심을 키운 것은 큰 수확입니다.

인턴활동기간 2학기를 제외하고, 4학기로 구성된 학습기간을 마친 아이들은 졸업을 위해 시험을 치르는 대신, 영상이나 음반, 책 등 여행을 기반으로 한 작업물을 제출해야 합니다.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아이들도 있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나가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갈 제자들에게 김현아 씨가 거는 기대도 큽니다.

(인터뷰)
" 안나푸르나 가면서 4000m 이상 올라가니까 안개가 많이 껴있는 거예요. 그 때 그 자연이 주는 그 굉장한 뭐랄까, 굉장한 아름다움.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버틸 수 있는 힘, 영성 같은 게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속에서 아이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자기 속도로 가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위해 마음모아 가는 걸 보면서 이 친구들이 세상은 각박하다하고 살기 어렵다 하고 이기적이라 하는데 이 친구들은 인류가 존속하는데 창의적인 존재로 살아가겠구나."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00914/311909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