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기 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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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유키
2018.05.17
슈퍼루키유키 2018.05.17

[글쓰기]원주에세이

2018. 5. 4

유키

 

또 원주, 다른 작업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등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강원도의 일부가 한쪽 발을 턱 걸치고 있는 곳이 원주이다. 원주는 협동조합인 한 살림의 근원지이기도하다. 로드스꼴라 8기는 9기와 함께 423일 날 다시 원주 승안동 마을에 갔다. 오랜만이라 더 설렌다. 하루 5번밖에 없어서 놓치면 네 시간을 기다려야했던 91번 버스, 질문은 하나했는데 대답은 한 시간이었던 40대의 젊은 피 김홍관 이장님, 시끄럽게 노래 부르고 춤추다 야리한테 걸려 혼났던 숙소. 어제 있었던 일 마냥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여행은 고작 5일이었고, 너무 짧았다. 조금 더 있다가 가도 좋은데. 이번 원주여행은 솔직히 말하면 많이 아쉬웠다.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인사도 나누지 못했고, 원주를 오랫동안 유심히 관찰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강의를 듣고 독립여행을 한 것을 제외하고 미로시장이나, 마을에 있는 공소만 훑어보고 왔다. 뭐랄까 작년에 너무 재밌는 추억이 담긴 원주여행이 기억나서 작년 원주여행이 생각나는 5일 여행이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항상 걱정이 산더미로 쌓인다. 과제도 과제지만 메인 프로젝트를 잘 끝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번에는 9기와 합반을 하면서 메인 프로젝트가 미디어시간으로 바뀌었고, 한 학기작업이 아니라 일 년 작업이 되었다. 한마디로 8기에겐 수료 작업이 될 이야기다. 내 수료 작업이 될 미디어작업은 연극이다.

작년과 똑같이 여행에서 미디어 팀끼리 움직였다. 팀원은 유키, 오쭈, 토마, 겨울, 그루, 보라, 지나. 일곱 명의 배우들과 원주 여행을 했다. 짧은 여행으로 연극을 할까?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생각했다.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기대가 되면서 걱정도 했다.

 

425일 수요일에 팀끼리 독립여행을 했다. 일주일 전에 박경리 문학공원에 해설을 예약하고 아침 열 시에 도착하여 두 시간 가량 박경리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강의를 듣고 나서 원주에서 유명한 옹심이 칼국수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밥을 먹은 후엔 간현에 있는 레일바이크를 타러갔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 옆에 있는 소금산에 가서 출렁다리를 건넜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그 다리를 건너 유명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높이는 100m, 길이는 200m라고 적혀있었는데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뒤에서 다리위에 있는 연극 팀 떠별들 사진을 찍었다. 무섭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지나, 무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뛰는 겨울이, 강아지를 보려고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강아지에게 봉변을 당한 보라, 귀여운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은 그루와 오쭈,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있는 토마. 그 위를 직접 건너진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스릴 넘치고 재밌었다. 신나게 사진 찍고, 소금산을 빠르게 내려왔다. 땀도 많이 났고, 추울 것 같았던 날씨는 영상 23도였다. 추울 것 같아 따뜻하게 입고 나왔는데 찜질방에 있던 것처럼 더웠다. 힘든 몸을 카페에서 시원한 스무디로 식혔다. 카페에서 스무디를 마시는 동안 연극팀에게 미션이 떨어졌다. ‘아침에 들었던 박경리 작가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다른 떠별들과 길별들에게 보여줘라.’ 라고 말이다. 큰일이다. 미디어 시간에도 연기를 많이 안했는데 서른 명 앞에서 연기를 하라니 당황스러웠다. 근데 어쩌나 하라면 해야지. 우리는 박경리 작가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면 떠별들이 이해하고 재밌을지 정했다. 박경리 작가가 고등학교 때 시와 책을 쓰면서 학생시절을 보내던 부분, 그녀가 길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고 날파리도 생명이라며 죽이지 않는 그녀의 생명사상과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토지라는 박경리의 대표작을 탈고하고 공허함을 느끼는 박경리의 장면을 보여주었다. 세 개의 장면의 박경리를 의도치 않게 남자 떠별들이 맡았다. 첫 장면은 내가 학교에서 시를 쓰고 있다가 그루와 오쭈가 다가와 졸업사진 찍어야한다며 데려가 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사진은 박경리 작가의 실제 졸업사진과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다음 장면으로 바뀐다.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토마가 길고양이와 박경이 작가가 키우던 거위들에게 밥을 주고 다른 동물들도 먹이를 주기위해 나무 위에 메달아 놓는 장면이다. 그 다음 장면은 토지를 탈고하고 출판사에 전화를 하는 겨울이다. 겨울이는 전화를 끊고 담배를 피며 연극이 끝이 났다. 야리는 남자떠별들이 의도치 않게 여성인 박경리 작가를 한 것이 마음에 들었고, 떠별들이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서른 명 앞에서 연기하는 게 부끄러웠다. 평소에 영화를 보고 대사를 외워 따라하는 게 내 취미인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기는 힘들었다. 또 연기하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까 자신감이 조금 상승한 것 같다. 지금 당장 좋아한다고 고백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하고 나니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뮤지컬? 생활연기? 시켜만 주세요! 하고 말이다. 아마 미래 연극팀이 연기를 하고 연극을 끝마친 모습과 결과가 궁금하고 기대가 돼서 그랬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이 연극팀에 조금 도움이 되었던 걸까?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