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기 떠별
제목
신비
2018.06.03
신비 2018.06.03

안산 탐방

 

 

신비

 

 

2014416일 엄마에게 학교로 택배를 보내 달라고 전화를 걸었는데, 엄마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왔다. “배가 침몰했대.” 어떤 상황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상태로 난 엄마에게 괜찮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뉴스를 보고 울먹이는 엄마는 처음이라 오히려 그게 더 겁이 났다. 그 후 학교 강당에서 뉴스를 접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정말 펑펑 울었다. 공감이 되었다고 하기 보단 겁이 났던 것 같다. 나에게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지만,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내가 아직까지 선명하게 그려진다.

 

4월이 아닌 때에 세월호에 관련 된 장소에 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번에 안산에 와서 느낀 감정들은 2014년과 그 이후에 느꼈던 감정과는 달랐다. 그저 받아드리기 힘든 감정이 아닌, 분노가 아닌 많은 것들을 느꼈던 것 같다. 4년 동안 내가 자란만큼 받아드리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 진 것 같다. 나는 매번 4월 달에 광화문을 찾았고, 그 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나와 함께 그 곳을 찾은 사람들과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던 것 같다.

기억한다는, 함께 한다는 의미로 찾았던 것이지만 과연 나는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산이 주는 힘은 좀 달랐다.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했다. 여태까지의 나를 계속해서 돌아보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방명록을 쓰는 것 조차도 조심스러워서 정말 잊지않겠다는 말 조차도 단 한번 써 본 적이 없었다. 기억저장소의 교실을 들어가자마자 눈물이 왈칵 올라왔고, 눈 앞에 보이는 끝 자리에 앉아서 방명록을 폈다. 그 학생은 2학년 4반의 김범수 학생이었다. 방명록은 아버지의 편지로 가득했다. 아버지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기록하셨다. 장을 보거나, 오늘은 뭘 했거나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이었는데, 읽는 내내 정말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나의 생각들이 스쳐가기도 하면서 무언가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아파서, 미안해서, 힘들어서 외면하는 것이 아닌 처음으로 마주했던 것 같다. 비로소 이제야 내가 마주하려고 한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나는 여태까지 무얼했던 거지? 하는 생각과 공허함이 몰려왔다.

 

내가 누군가를 마음에 새기고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다시 한번 짚었던 것 같다. 또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도 던져졌고.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을 수 없다.’ 라는 말이 계속 마음 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