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HANDA 2011.06.18
말머리(선택)  

:: 문래동모습 ::

-문래동 모습

두 번째로 찾는 문래동은 작년 답사의 기억과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기름때 묻은 잠바를 입고 완전무장으로 일 하던 아저씨들은 기름때 묻은 난닝구를 입고 일을 하고 있고, 겨울의 푸르스름한 빛이 가득하던 골목골목도 초여름의 노란 빛이 감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너무도 그대로. 마치 지난겨울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느낌이다.

주위의 철공소들에서 풍겨 나오는 쇠 비린내는 날씨를 불문하고 알싸하다. 가슴을 날카롭게 끌어안듯이 휘감아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주황빛 녹이 곳곳에 붙어있는 철은 본래의 검푸른 빛을 이따금씩, 녹 자국 사이로 내비친다.

이곳이 여타 다른 공업단지와 다른 점은 마냥 우직하기만 한 기계와 트럭들 사이로 가냘프게, 하지만 확실하게 그 존재를 빛내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문래동 골목 곳곳에 그려진 벽화는 유독 밝은 색조의 작품이 많다. 검고 어두운 색조의 철공소들과는 확실히 반대되는 이미지를 만든다. 건물의 옥상은 제각기 다 다른 우주다. 누군가의 옥상엔 철근과 파이프를 구부려 만든 커다란 구조물이 있고, 누군가의 옥상엔 다 해진 안락의자와 최근에 본 듯한 DVD의 케이스가 놓여있다. 물론, TV는 없다.

 

-문래동살이

문래동은 예술과 문화의 동내라고 알려져 있는데, 예술가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곳곳에 철공소 아저씨들이 돌아다니고 온갖 자제를 실은 트럭과 지게차들이 바쁘게 움직이지만, 살아 움직이는 예술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예술가의 모습은 거리가 아닌, 좀 더 깊숙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오줌지린내가 진동을 하고, 유리창이라곤 깨진 유리창과 누렇게 때가 낀 유리창밖에 없는 건물에, 사람이 산다.

제멋대로 꾸며놓은 대문에 덕지덕지 붙은 세금독촉장들, 독촉장이 많이 붙어있는 문일수록 문 앞에 담배꽁초가 많다. 문래동 예술가들은 정글에 숨어사는 야생동물 같다. 거리를 아무리 헤집고 다녀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지만, 전화를 걸어보면 다들 분명 문래동에 있단다. 두꺼운 철문 뒤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헤비메탈음악이 그들이 여기 있다는것을 알게 한다.

 

-예술가, 예술과 만나다

인디 만화책, 인디 음악에서 나오는 인디 예술가들의 삶은 우리처럼 '안 인디'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로망이다. 이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이 '예'인지 그냥 '낮'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벽에 한 낙서는 '벽화'고 길에 싸지른 똥, 오줌은 '행위예술'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던지 예술적인 마인드와 의도를 가지고 하면 예술이 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도 그 예술, 조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짜 '예술' 하는 사람들처럼 벽에 낙서를 하고 노래를 하자(노상방뇨 및 방분은 불법이기 때문에 하지않는다).

우리가 질러놓은 예술행위들이 그냥 '쌩쑈'일까봐 겁먹는 학생들은 걱정 마시라, 문래동에 사는 진짜 예술가와 함께 지르는 '쌩쑈'는 예술이 될 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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