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꼴요즘
라온:) 2016.10.18


  안녕하세요. 연극팀 푸요, 노마, 띤, 라온입니다. 두 번째 베트남 소식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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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호치민에서 6시간 걸리는 산간지대 달랏으로 이동했다.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 보다 더 설렜던 것은 침대버스를 탄다는 것이었다. 1140, 간편하게 노트와 펜. 핸드폰과 이어폰만 챙겨 버스에 몸을 실었다.

침대버스는 완벽히 내 취향을 저격했다. 장시간 이동에 필요한 물과 담요도 제공해주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줘서 옷만 춥지 않을 정도로 챙겨 입고 간다면 쾌적 그 자체인 온도였다.(여름에 이불 덮고 에어컨을 튼 사치스러운 기분이랄까)

창문 밖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정신없었던 여행 속 처음으로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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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 호치민에서 떠나 도착한 달랏. 해발 1500m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날씨가 선선했다.

버스를 타고 들어간 수언쯔엉사 꺼우덧 커피합작사는 공정무역사 아라비카 커피를 재배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커피나무를 심는 과정부터 그라인더 과정까지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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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에서 나무가 되기까지 1년이 걸리고 농장에 묘목을 심어도 나무가 썩지 않게 관리를 해야 한다.

나무가 잘 자라서 열매가 열리면 따야하는 데 꺼우덧 합작사에서는 95%이상이 붉은 열매를 따야하는 규정이 있다. 그래서 일손을 도울 때 최대한 붉은 열매를 땄지만 합작사에서 추구하는 열매는 훨씬 붉었다.

열매를 다 따면 물속에 넣고 위로 뜨는 썩은 열매를 골라내야한다. 그 다음 기계로 커피체리(과육)와 콩을 분리한 뒤 커피콩을 12시간에서 36시간 정도 불린다. 불린 커피콩은 7일에서 10일 동안 햇볕에서 말리고 기계로 결점두와 남아있는 얇은 껍질을 제거해야한다. 다 거르지 못한 결점두는 손으로 하나하나 고른다.

결점이 없는 콩들은 로스팅기계로 들어간다. 120°로 기계를 예열한 뒤 18분에서 22분 동안 볶아준다. 200°가 되면 커피를 밖으로 꺼내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열기를 식혀준다. 이제 그라인더로 콩을 갈면 평소에도 볼 수 있는 커피가루 완성!

우리가 직접 로스팅기계를 사용할 수는 없어서 베트남의 전통 방식인 을 이용해서 직접 커피를 내리기도 했다. 취향에 따라서 연유와 설탕을 넣을 수 있었다. 같은 커피지만 모두 다른 맛이나서 다른 떠별들이 내린 커피를 마셔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커피 한잔을 먹을 때 30분도 체 걸리지 않지만 이 커피가 내 목구멍으로 들어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됬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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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이 노로이

배부르다는 말을 몇 번 반복하기 전까지 마치 새 밥상인 듯 밥과 반찬이 그득그득했다. 자꾸 나오는 반찬과 밥들을 보면 처음엔 신나다가도 갈수록 한숨으로 연결되었다. 이걸 어떻게 다먹지... 그래도 테이블에 있는 누구 하나 짜증내지 않고 먹자!”하고 얘기했다.

말이 안 통하지만 조금이라도 우리를 더 챙겨주시려는 꺼우덧분들의 마음은 일상에서, 농장에서 계속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느꼈던 건, 밥상, 짧은 고갯짓과 웃음으로 반찬을 건네주던 그 마음들이었다. 너무너무 감사했다.

밀양 이후로 또 언제 이런 밥상 환대를 받아볼까 했는데 멀지 않은 때에 달랏 꺼우덧 마을이 여기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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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달랏에서 커피농사를 도우러 갔던 어느 날입니다.

커피합작사의 대표이신 칸 아저씨네 동생의 커피농장으로 가는 길이었죠.

차로 이동하고 15분정도 숲길을 걷다보면 커피 밭이 나온답니다.

농사를 돕고 다시 차를 타러 가는 길에 봤던 그 풍경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었답니다.

원래 베트남에는 소나무가 몇 없다는데 그래서일까요, 소나무 숲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어요.

구름이 살짝 내려와 소나무에 걸려있는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달랏에서 본 모습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어요. 농사에 지친 저희를 위한 소박한 보상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멋진 전경을 단지 커피농사만을 위해 오고가고 하시는 농부들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이 숨 막히는 전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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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달랏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으로 저희는 우롱차밭으로 향했습니다.

안 그래도 높은 고도에 위치해있는 달랏에서 더 높은 곳에 위치해있는 우롱차밭에 가보니 청량의 끝이었습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건물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밭에 두 팔 벌리고 서있으면 행복이 몰려옵니다.

호치민에서는 밤거리나 오토바이, 그리고 비교적 번쩍거리는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면 달랏은 인조적인 모습보다 자연풍경에 마음이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들로는 그때의 벅차오름을 다 다담아 내진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